한국에 사시는 분들은 토요일 밤, 목쉬지 않았나요?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토요일 새벽 잠을 설치는 바람에 몸살 나지는 않으셨는지요?
참 기분 좋은 승리였습니다 보고 또 봐도 기분 좋은 경기였습니다
축구 황제 펠레가
“축구는 스타가 아니라 팀이 하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팀의 승리’였습니다
환상적인 골을 선보인 캡틴 박지성을 비롯해서 팀원 전원이 다 잘 한 것 같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팀은 많은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전반적으로 잘 했다고 할 수 없다”고
쓴 소리를 했다던데,
2002년의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월드컵 원정 사상 첫 유럽 팀 격파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더 좋은 성과를 거두라는 충고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일부 인터넷 댓글에서
박주영을 혹평하는 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중앙 공격수로서 수많은 골 기회를 놓쳤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는 축구를 즐기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지성이 찔러준 결정적 찬스는
그리스 골키퍼 조르바스의 선방 때문에 무산됐지만
박주영의 침투 능력은 오히려 칭찬해야 할 겁니다
또 박주영이
장신의 그리스 수비들과 공중전에서 선전을 했기 때문에
수비수들에게 많은 부담을 줬고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공간이 생긴 것 아닐까요?
골게터라고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나이지리아 전에서
골을 못 넣었다고 비난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부 욕이 앞서는 사람은
결과만 놓고 박주영을 비난하지만,
미국의 ESPN방송은 이날의 수훈선수(Man of the Match)로 박주영을 선정했지요
박주영은 어릴 적 IQ 150의 ‘똑똑이’여서
주변에서 축구 대신 공부를 하라고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선택해서 온몸을 바쳤습니다
그는 “나는 축구천재가 아니라
축구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모두가 그런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어떤 사람은 박주영의 기도 세레모니 때문에 욕을 하는데
독실한 신앙생활은 박수 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주영이 남은 경기에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그리스 전에서 이겼지만
시작에 불과한 것 또한 엄연한 사실입니다
허정무 감독은 “그라운드의 선수뿐 아니라 벤치의 선수까지 힘을 합친 팀워크가
우리의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월드컵의 여러 경기에서
방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점에서
두 경기 끝까지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기적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기적을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박주영의 비상(飛翔)도 보고 싶습니다
그의 기도 세레모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