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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즐거움/높은 뜻을 향해

어느 사랑이야기 ~~

by 페이 버 2011. 5. 7.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한 가지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혼인할 때에는 
돌로 만든 반지를 아내에게 끼워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돌 반지는 물질적 가치는 하나도 없는 것이고 
오로지 그 돌 반지를 주고받는 
두 사람에게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돌 반지를 받아드릴 수 없는 여자와는 혼인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물질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혼인을 원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는 유럽에서 유학하던 중 
스위스의 레망(L man)호숫가를 거닐다가 
호반에 깔린 자갈들 가운데 반지 만들기에 적당해 보이는 
돌멩이 몇 개를 골라 주머니에 넣고 돌아왔습니다. 
방학을 이용해 일시 귀국했다가 그는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혼인할 뜻을 확인하고 나자 
그는 그의 아내 될 사람에게 그 돌 반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그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녀에게 자신은 
그녀로부터 다른 아무 것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에게서 돌 반지를 기쁜 마음으로 받는 것 
그 자체가 그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그는 내친 김에 돌 반지에 대해서 
그녀의 부모들의 동의도 받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후 그 답을 듣기까지 그는 조금은 초조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 자신은 좋아한다 해도 
금이야 옥이야 기른 맏딸이 혼인하는데 
돌 반지 받는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부모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로부터 전해들은 소식은 
그녀의 부모님들도 모두 좋게 여기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당장 그녀와 함께 보석가공소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들은 말은 너무나 실망적이었습니다. 
그런 돌멩이로는 반지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구멍을 뚫으려고 기계를 대는 순간 그 돌멩이는 부서질 것이라는 대답을 들은 것 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가 대안을 생각해냈습니다. 
반지 대신 목걸이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돌멩이에다 테를 두르고 줄을 달아 목에 걸면 될 것 아니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하자 테를 두르기 전에 
치과 의사이신 그녀의 아버지는 하루 진료를 전폐하시고 
치과 기구를 동원해 정성껏 그 돌멩이를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매끈하게 다듬어진 돌멩이는 참으로 놀랍게 변모해 있었습니다. 
은은한 색깔의 바탕 위에 구름이며 나무며 새의 모양이 드러난 것이었습니다. 
그 돌멩이를 돌려가면서 
구경한 양가의 식구들은 저마다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한 마디씩 했습니다. 
목사님이셨던 그 사람의 할아버지는 
그 돌멩이 속에 교회도 보인다고 했습니다. 
사랑을 품은 이들의 눈에는 남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이는 법입니다. 
그녀는 언제나 그 돌 목걸이를 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마다 한 번씩 눈길을 줄만큼 그 돌 목걸이는 
사람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무슨 굉장한 보석이라도 되는 줄 알고 쳐다보는데, 
얘, 너 그거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 말을 전해들은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잃어버려도 상관없어. 
중요한 건 목걸이가 된 돌이 아니고 
돌 속에 담아 주고받은 나와 그녀, 부모님들의 마음과 사랑이니까. 
우리의 진짜 돌 목걸이는 그녀의 목에 걸린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걸려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