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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마음을 들어봄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

by 페이 버 2013. 4. 13.
 
   얼마 전 숙취로 속이 쓰러 
순대 국 집에서 순대 국 한 그릇을 기다리고 있는데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지요 
조금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인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이봐요. 이렇게 손님이 없는데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어 .. 아저씨 순대 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습니다. 
   “미안 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수가 없구나. ...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든 아이는 
주인 아저씨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졌습니다. 
   “아저씨 빨리 먹고 나갈께요. ...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아이는 찬 손바닥에 꽉 쥐어져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에 동전을 꺼내 보였습니다. 
   “알았다 ...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 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 국 두 그릇을 그들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
 아이는 그렇게 말 하고는 소금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주저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국밥 속에 들어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모두 떠서 앞을 못 보는 자기 아빠의 그릇에 담아 주었습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 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쓴 그 자리에 있던 손님은 
그 아이와 아버지의 음식 값을 같이 지불하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당신의 그 섬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