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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는데요

웃음으로 오는 이득

by 페이 버 2006. 7. 21.

살면서 웃을 일이 많지 않다. 웃음은커녕 요즘엔 울어도 시원찮을 판이다.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무척 깊고 고시텔 화재 참사도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요즘은 장마철. 이런 참사가 아니더라도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짜증이 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마냥 우울해 할 수는 없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데,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날려 보내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돈도 시간도 들지 않는 웃음은 우리의 몸과 정신에 큰 영향을 끼친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웃음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장(38)을 만나 웃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한민국 최초의 웃음전문가. 웃음으로 치료를 하고 웃음 경영을 위해 컨설팅과 교육을 하는 그는 일년에 수백 회의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나 기관 등 단체에서 가장 많이 찾는 명강사로 손꼽히고 있다. 여하튼 독자 여러분들이 글과 사진을 보면서 한껏 웃으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장 ⓒ 윤태

 

 

 

- 웃음의 효과에는 어떤 것이 있나
"크게 웃으면 광대뼈 주위의 근육이 자극을 받아 얼굴 근육이 함께 움직이고 광대뼈 주위의 피와 신경이 뇌하수체를 자극해 엔돌핀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나아가 광대뼈의 신경은 심장 위 흉선을 자극해 면역계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T 임파구를 활성화시켜 면역체계를 강화해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된다.

신체적인 측면에서 한 예를 들었지만 정신적 사회적으로 웃음의 효과는 대단히 크다. 간단히 설명하면 요즘 스트레스성 질병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돼 여러 가지 질병을 안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웃음으로 이러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마틴 셀리즈 맨 교수의 연구결과 첫 번째 심장마비를 겪고 8년 이내에 두 번째 심장마비가 온 32명 가운데 인생을 비관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16명 중 15명이 사망했지만 웃고 즐기며 산 사람은 16명 중 5명만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 그렇다면 억지로 웃는 웃음도 효과 있나
"그렇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웃게 되었을 때 그것이 진짜 웃음인지 억지로 웃는 웃음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즉 억지로 웃을 때도 진짜로 신나게 웃을 때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억지웃음 역시 근육과 신체가 활성화돼 엔돌핀이 나오고 면역체계가 강해지는 반응이 나타난다."

- 웃음으로 다이어트도 한다고 들었는데
"위에서 설명한 웃음효과 중의 하나인데 웃음을 통해 나오는 엔돌핀 등 호르몬 분비가 체지방 분해를 도와 살을 빼는 데 효과가 있다. 3분 동안 웃으면 11kcal가 소모되는데 이는 에어로빅을 5분 동안 한 운동량과 비슷하다.

이와 함께 웃을 때 231개의 근육이 움직이는데 많은 근육이 움직임에 따라 활력이 생기고 웃고 난 후에는 근육의 긴장이 이완돼 편안함을 느끼고 소화기 활동이 왕성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웃음이 마음에 여유를 주고 부정적인 생각과 불평불만 등을 없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 웃음이 이처럼 좋은 건 알겠는데, 생활하다 보면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어떡하나.
"그렇다. 웃음이 좋다는 건 사람들도 잘 알면서도 웃을 일이 없기 때문에 잘 안 웃는다. 좋은 일이 생기고 행복해야 웃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바꿔 생각해 보라. 웃다보면 좋은 일이 생기고 행복해진다고 말이다(그러면서 이 소장은 혼자서 '하하하' 웃기 시작했다. 나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따라 웃었다. 옆에 있던 임승균 연구실장도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책상을 치며 눈물을 찔끔거리며 다 같이 웃었다).

자, 이렇게 먼저 웃음을 만들면 다른 이들도 웃게 된다. 그리고 웃음을 자연스럽게 배우려면 골목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라. 덥거나 춥거나 할 것 없이 아이들은 불평 한 마디 없이 정신없이 뛰어놀며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어른이 되면서 웃음을 잃어버리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 웃음을 생활화한다는 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다는 것인데, 조언해 달라.
"(크게 웃으며) 나를 보라. 내 키는 157센티미터이다. 처음에는 작은 키 콤플렉스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그러나 웃음을 배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작은 게 아니라, 남들이 크다', '땅에서 재면 내 키가 작지만 하늘부터 키를 재면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크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웃어보라.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해서 바뀌거나 해결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상대적으로 생각하면 주변 모든 것에서 웃음을 발견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변한다."

- 웃음연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매일 거울 보며 웃는 표정과 방법을 익힌다. 공중 화장실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상관없다. 개그 프로그램도 시청한다. 유명인 성대모사 연습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 DJ이의 '에~' 이거 한 마디를 석 달 동안 연습했다. '에~ 우리 나라의 민주정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핵 문제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을…(이 소장은 완벽하게 DJ말투를 구사했다)."

- 웃음치료 전문가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주로 간호사, 호스피스 봉사자들, 대학교수, CEO가 많다. 2박 3일 교육을 받는 동안 교육생들은 10년 웃을 웃음을 3일 동안 다 웃는다. 웃음치료 전문가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아직 없다. 시장이 형성 안 됐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주로 봉사를 위해 웃음치료를 배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웃음경영을 위해 배우는 사람들도 적잖다."

- 웃음치료를 배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인가
"치료를 위한 웃음은 일반적인 웃음과 그 목적 즉 쓰임이 다르다. 개그가 일시적으로 웃음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치료 목적의 웃음은 이것을 통해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웃음을 통해 암환자의 마음을 열고 살아 있는 이유와 의미를 깨닫게 해 강한 정신력으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결국 내 자신이 사람(암환자)을 얼마큼 좋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웃음치료의 핵심이다. 생각해 보라. 암환자들을 웃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죽음, 절망, 포기, 두려움이라는 좁은 시야만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치료의 강력한 힘인 웃음을 심어주고 밝은 세상이라는 넓은 시야를 깨닫게 하는 일이 관건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해서 나오는 미소, 웃음이 웃음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웃는 기술은 그 다음 문제다."

- 사회생활을 하면서 웃음으로 할 수 있는 처세술이 있다면
"업무(사업)상 누군가를 만날 때 만나기 전에 혼자서 손뼉 치면서 크게 한 번 웃어보라. 나도 강의 들어가지 전에 항상 크게 웃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누군가를 만날 때 일에 대한 걱정으로 주눅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손뼉을 치며 크게 웃으면 이러한 주눅이 자신감으로 변하게 되고 당연히 일이 잘 풀린다. 예를 들어 쭈뼛쭈뼛 비굴한 표정으로 사무실 문을 빠끔히 열어보고 물건을 팔려는 잡상인보다 당당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사람들의 물건을 더 사주고 싶다. 세일즈맨들한테도 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웃음이 얼마나 좋은지 시간상 다 설명해주지 못해 아쉽다. 그저 많이 웃으라는 말 밖에. 체면은 접어두고 호탕하게 웃어보라. 크게 웃고 나서 여러분의 신체와 마음을 잘 관찰해보라. 웃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웃을 일이 없어도, 조금 울적하더라도 일부러 웃어보라.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것이다."

 

 

 

100일된 아기의 함박웃음, 아이들은 이렇게 매일 웃고 있으니

스트레스성 질병이 있을 수 없다(아들 사진)ⓒ 윤태